1. 출산 후 복부가 회복되지 않는 이유
출산을 마친 여성들의 가장 큰 고민은 "뱃살이 왜 안빠질까"이다.
하지만 이건 단순히 살이 안 빠져서가 아니라,
임신과 출산 과정에서 복직근(복부 근육)이 벌어지고
코어 근육이 제 기능을 잃었기 때문이다.
임신 중 자궁이 커지면서 복부 앞쪽 근육(복직근)은 좌우로 벌어지고,
복부 안쪽 깊은 근육인 복횡근(Transversus abdominis)은 늘어나면서 약해진다.
그 결과 출산 후에는 허리가 약해지고,
몸의 중심이 흐트러지며,
골반 저근(골반 바닥 근육) 역시 이완된다.
이런 변화는 단순히 ‘살이 찐 문제’가 아니라 구조의 붕괴다.
그래서 출산 후 다이어트보다 “코어 회복”이 먼저다.
복부가 다시 단단히 잡혀야 체형이 정렬되고,
등·골반·허리 통증이 사라진다.
2. 운동을 시작하기 전 알아야 할 3가지 원칙
1️⃣ 출산 직후엔 절대 무리하지 않는다
자연분만 기준 4~6주, 제왕절개는 8주 이후부터
전문의의 허가가 있어야 필라테스를 시작할 수 있다.
몸이 회복되지 않은 상태에서 복부 운동을 하면
오히려 복직근 이개가 심해질 수 있다.
2️⃣ ‘힘주기’보다 ‘느끼기’부터 시작한다
산후에는 근육보다 신경 연결이 먼저 회복돼야 한다.
배에 힘을 주는 대신,
“내가 복부를 조이고 있는지” 감각을 깨우는 게 중요하다.
3️⃣ 호흡이 모든 동작의 시작이다
복부 회복의 핵심은 횡격막 호흡(Diaphragmatic breathing)이다.
숨을 들이마실 때 갈비뼈를 옆으로 열고,
내쉴 때 복부를 납작하게 끌어당긴다.
이 호흡만 잘해도 배가 평평해지고,
골반저근까지 함께 수축된다.
3. 산후 필라테스 루틴 — 복부 회복을 위한 6단계
① Diaphragmatic Breathing (횡격막 호흡)
누워서 무릎을 세우고 손을 갈비뼈에 올린다.
숨을 들이마시며 갈비뼈를 양옆으로 열고,
내쉬며 배꼽을 척추 쪽으로 당긴다.
10회 반복.
이 과정에서 복부 안쪽 근육이 자연스럽게 활성화된다.
② Pelvic Tilt (골반 말기)
무릎을 세운 상태에서 허리를 바닥에 붙이며
숨을 내쉴 때 골반을 살짝 말고,
들이쉴 때 중립으로 돌아온다.
복부 깊은 곳이 살짝 당겨지는 느낌이면 성공이다.
10~12회 반복.
이 동작은 복직근 이개가 있는 사람도 안전하게 가능하다.
③ Heel Slide (발 밀기)
한쪽 발을 바닥에 대고 천천히 밀어 길게 뻗는다.
복부가 볼록하게 튀어나오지 않게 주의하며
다시 제자리로 돌아온다.
좌우 번갈아 10회씩 반복.
이 동작은 복횡근의 긴장을 되살리고
허리와 복부 사이의 협응력을 회복시킨다.
④ Bridge (브리징)
무릎을 세우고 누워서,
숨을 내쉬며 엉덩이를 천천히 들어올린다.
척추를 한 마디씩 들어 올리듯,
허리→등→어깨 순으로 연결한다.
5~8회 반복.
이 동작은 **골반저근–코어–둔근(엉덩이 근육)**의 협응을 회복시켜준다.
⑤ Dead Bug (데드버그)
누워서 다리를 90도로 들어 올리고
팔은 천장으로 뻗는다.
숨을 내쉬며 오른팔과 왼다리를 동시에 천천히 내리고,
들이쉬며 돌아온다.
반대쪽도 반복.
복부가 들뜨지 않게 유지하는 것이 핵심이다.
10회 반복.
복부 깊은 근육의 안정성을 강화하는 대표 동작이다.
⑥ Kegel & Exhale (케겔+호흡)
숨을 내쉴 때,
아래쪽에서 천천히 ‘올린다’는 느낌으로
골반저근을 끌어올린다.
단, 힘을 주는 게 아니라 ‘감각’을 찾는 과정이다.
이때 복부가 함께 납작해지는 느낌이면 완벽하다.
Point:
골반저근과 복부는 하나의 단위로 작동한다.
이 둘이 동시에 깨어나야 진짜 복부 회복이 시작된다.
4. 잘못된 산후 운동이 위험한 이유
많은 사람들이 출산 후 복부 운동을 “크런치”나 “플랭크”로 생각한다.
하지만 산후 초기에 복직근이 벌어진 상태에서 이런 동작을 하면
복부 압력이 증가하면서 근육 사이가 더 벌어진다.
결과적으로 배가 더 볼록해지고,
허리 통증이 심해질 수 있다.
따라서 초반에는 복부에 직접적인 힘을 주기보다,
호흡을 통한 내압 조절 → 복횡근 활성화 → 골반저근 회복
이 순서로 진행해야 한다.
필라테스는 이 순서를 자연스럽게 따르는 운동이기 때문에
산후 회복에 가장 적합하다.
5. 회복을 돕는 생활 루틴 팁
1️⃣ 기상 후 5분 복부 호흡으로 시작하기
이때 복부를 ‘힘주기’보다 ‘납작하게 수축하기’에 집중한다.
2️⃣ 수유 중 허리 받침 쿠션 사용하기
척추 중립을 유지해야 복부 회복이 방해받지 않는다.
3️⃣ 기립 자세에서 복부 늘어뜨리지 않기
서 있을 때 복부를 앞으로 내밀면 코어가 비활성화된다.
4️⃣ 걷기 전 ‘호흡 리셋’하기
운동 전후 3번의 깊은 복부 호흡은 몸의 균형을 빠르게 되돌린다.
5️⃣ 하루 중 틈틈이 골반저근 수축 감각 확인하기
앉아 있을 때, 운전 중일 때, 일상 속에서도 가능한 회복 루틴이다.
6. 회복의 기준은 ‘배 모양’이 아니라 ‘감각’이다
많은 산모들이 복부 모양을 보고 조급해하지만,
진짜 회복은 거울이 아니라 몸의 감각으로 느껴진다.
복부가 평평해지는 시점보다,
“허리가 편해졌다”, “앉을 때 자세가 무너지지 않는다”
이 감각이 먼저 온다.
필라테스는 이 감각을 되찾는 운동이다.
무너진 중심을 다시 세우고,
호흡으로 근육을 깨우며,
하루하루 몸이 돌아오는 변화를 만든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