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 오래 앉는 습관이 만드는 허리의 피로
요즘 대부분의 사람들은 하루의 절반 이상을 앉아서 보냅니다. 직장에서는 컴퓨터 앞에서, 집에서는 스마트폰을 보며, 이동 중에도 의자에 앉아 있습니다. 겉보기엔 편안한 자세처럼 보이지만, 사실 허리 입장에서는 가장 부담이 큰 자세입니다. 서 있을 때보다 앉아 있을 때 척추에 가해지는 압력이 1.5배 이상 높다는 연구 결과도 있습니다. 허리 주변의 근육은 계속해서 긴장된 상태를 유지하게 되고, 시간이 지날수록 통증이나 뻐근함이 나타납니다.
앉은 자세에서 문제가 되는 건 골반의 기울기와 척추의 정렬입니다. 대부분은 엉덩이를 앞으로 밀고 허리를 뒤로 말아 앉습니다. 이렇게 되면 요추의 자연스러운 곡선이 무너지고, 허리 디스크에 압력이 집중됩니다. 반대로 허리를 과도하게 세우면 허리 뒤쪽 근육이 뻣뻣해지고 피로가 쌓입니다. 결국 ‘틀린 자세’보다 무서운 건 ‘오랜 시간 같은 자세’입니다.
허리를 지키기 위해서는 하루 중 몇 번이라도 몸을 일으켜 움직이는 습관이 필요합니다. 하지만 현실적으로 업무 도중 일어나기 어려운 사람도 많습니다. 그래서 더 중요한 건 앉은 상태에서도 허리를 관리할 수 있는 루틴을 만드는 일입니다. 필라테스에서는 이런 상황을 위해 ‘의자 루틴’을 활용합니다. 짧게는 5분, 길게는 10분 정도 투자해도 충분히 허리의 긴장을 풀 수 있습니다.
2. 의자 위에서 할 수 있는 3단계 허리 운동
첫 번째 단계는 호흡과 정렬입니다. 의자 끝에 살짝 걸터앉아 엉덩이뼈(좌골)가 의자에 닿는 느낌을 확인합니다. 척추를 길게 세우고, 어깨의 힘을 뺀 상태에서 코로 천천히 들이마시며 키가 커지는 느낌을 가져갑니다. 이때 복부를 억지로 집어넣기보다는, 갈비뼈가 옆으로 앞으로 뒤로 확장되는 호흡을 연습합니다. 이렇게 5회 정도 반복하면 몸의 중심이 자연스럽게 세워집니다.
두 번째 단계는 척추의 움직임 회복입니다. 양손을 허벅지 위에 올리고, 들숨에 맞춰 등을 둥글게 말며 고개를 숙입니다. 이어서 내쉬는 숨에 척추를 부드럽게 세우며 가슴을 천장방향으로 들어올리며 시선을 천장 쪽으로 올립니다. 척추 마디 하나하나가 움직이는 걸 느끼면서 6~8회 반복합니다. 허리뿐 아니라 등, 어깨까지 함께 풀리는 느낌이 들 것입니다.
세 번째 단계는 옆구리와 허리 근육의 이완입니다. 오른손을 의자 옆에 두고 왼팔을 들어 천천히 옆으로 기울입니다. 반대쪽도 같은 방법으로 반복합니다. 몸을 무리하게 기울이기보다는, 골반에서 부터 옆구리 근육이 길어지는 느낌에 집중합니다. 이 동작은 허리 양옆의 근막을 부드럽게 풀어주어, 장시간 앉아 생기는 편측 긴장을 완화합니다. 마지막으로 양손을 깍지 끼고 위로 길게 뻗은 뒤, 어깨를 천천히 내리며 마무리합니다. 이 루틴을 매 시간마다 한 번씩 반복하면, 허리의 피로가 훨씬 덜합니다.
마지막으로 골반과 허리근육의 이완입니다. 앉은 자세에서 한쪽다리를 반대쪽 다리위에 기역자로 올려놓습니다. 이때, 무릎각도가 90도 각도가 되면 더 효과적입니다. 골반을 살짝 오리엉덩이 하듯이 뒤로 내밀며 상체를 앞으로 기울여 숙여줍니다. 호흡을 천천히 3회 정도 해준뒤, 반대쪽 다리도 똑같이 실행합니다. 골반과 허리 주변근육이 풀리는 느낌이 들 것입니다.
3. 꾸준한 실천이 허리 건강을 만든다
허리 통증의 원인은 단순히 근육 약화나 잘못된 자세 때문만은 아닙니다. 오랜 시간 같은 자세를 유지하며, 자신의 몸 신호를 무시하는 습관이 더 큰 문제입니다. 하루 중 몇 분이라도 몸을 움직이는 사람과 그렇지 않은 사람은 장기적으로 큰 차이가 생깁니다. 단 5분이라도 의자 위에서 호흡하고 척추를 움직이는 습관을 들이면, 몸의 순환이 좋아지고 피로가 훨씬 덜 쌓입니다.
필라테스에서는 이런 일상 속 루틴을 ‘마이크로 무브먼트(micro movement)’라고 부릅니다. 짧고 작은 움직임이라도 꾸준히 반복되면, 근육이 기억하고 자세가 바뀝니다. 중요한 것은 ‘강도’보다 ‘지속성’입니다. 처음에는 별다른 변화가 느껴지지 않더라도, 2주 정도 꾸준히 실천하면 허리의 긴장이 완화되고 몸의 중심이 안정되는 걸 느낄 수 있습니다.
결국 허리를 지키는 가장 좋은 방법은 몸을 의식하는 습관입니다. 오늘 하루도 잠시 의자에서 일어나 허리를 펴고, 호흡을 깊게 해보세요. 그 짧은 순간이 하루의 피로를 줄이고, 몸을 더 오래 건강하게 써 나가는 첫걸음이 됩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