본문 바로가기
카테고리 없음

유연하지 않아도 괜찮은 이유

by epure 2025. 10. 16.

스트레칭 하는 사람

 

1. 유연함이 운동의 전부는 아니다

운동을 처음 오시는 많은 분들이 “나는 몸이 너무 뻣뻣해서 안 될 것 같다”고 말합니다.

필라테스를 배우러 오는 분들 중에서도 “다리가 안 벌어져요”, “허리를 못 숙여요”라며 걱정하는 분이 많습니다.

하지만 결론부터 말하면, 유연성이 운동을 하는데에 도움이 될 뿐, 유연하지 않아도 운동은 충분히 가능합니다. 

오히려 무리한 스트레칭보다 지금의 몸을 이해하는 것이 더 중요합니다.

유연성은 ‘몸이 얼마나 멀리 움직일 수 있는가’의 지표일 뿐입니다. 하지만 움직임의 질을 결정하는 요소는 유연성보다 안정성입니다. 즉, 얼마나 멀리 움직이는가보다 얼마나 바르게 움직이느냐가 훨씬 중요합니다.

유연하다고 해서 통증이 없는 것도 아니고, 뻣뻣하다고 해서 운동을 못 하는 것도 아닙니다. 실제로 너무 유연한 사람일수록 관절이 불안정해 부상 위험이 높습니다.

필라테스는 ‘가동범위’를 넓히는 것 보다, ‘움직임의 중심’을 세우는 운동입니다. 척추의 정렬, 골반의 위치, 코어의 안정이 만들어질 때 몸은 스스로 유연해집니다. 즉, 유연함은 결과이지 목표가 아닙니다.

꾸준한 호흡과 반복된 움직임이 몸의 긴장을 풀어주고, 근육과 근막이 부드러워지면서 자연스럽게 유연성이 향상됩니다. 몸을 억지로 늘리는 대신, 움직임의 방향을 정리하는 것이 진짜 스트레칭입니다.

 

2. 몸이 뻣뻣한 사람에게 필요한 건 ‘스트레칭’보다 ‘인식’

몸이 뻣뻣한 사람의 공통점은 ‘근육이 짧아서’라기보다 긴장된 채로 움직이는 습관입니다. 즉, 신체가 늘어나지 않는 게 아니라 스스로 멈추게 만드는 패턴이 있는 겁니다. 예를 들어 앉아서 일할 때 어깨를 웅크리고 호흡이 얕아지면, 몸은 이를 안전한 자세로 인식해 그대로 굳어갑니다. 이런 긴장이 반복되면 근육은 점점 탄력을 잃고, 작은 움직임에도 불편함을 느끼게 됩니다.

이때 필요한 건 억지로 몸을 늘리는 스트레칭이 아니라, 어디에 힘이 들어가 있는지 인식하는 과정입니다. 필라테스에서는 이 과정을 ‘바디 어웨어니스(body awareness)’라고 부릅니다. 내 몸의 정렬을 인식하고, 어느 부위가 과도하게 긴장되어 있는지를 느끼는 것부터 시작합니다. 예를 들어 어깨를 내리려 하기보다, “왜 어깨가 올라가 있는가”를 스스로 인식하는 겁니다. 이 부분이 정말 중요합니다.

 

또한 뻣뻣한 몸일수록 작은 움직임에 집중하는 루틴이 효과적입니다. 예를들어, 척추를 쪼개서 움직이거나, 호흡을 통해 복부 깊은 곳의 근육을 깨우는 동작이 좋습니다. 이런 움직임은 근육과 근막의 긴장을 완화해 자연스러운 가동성을 회복시킵니다.

즉, 유연하지 않아도 충분히 움직일 수 있고, 그 움직임을 통해 몸의 흐름이 바뀝니다. 꾸준히 연습하면 몸이 조금씩 풀리고, 어느 날 ‘예전보다 훨씬 부드럽게 움직인다’는 걸 스스로 느끼게 됩니다.

 

3. 유연하지 않아도, 제대로 움직이면 된다

유연성은 건강의 척도가 아닙니다. 통증 없이 움직일 수 있는가, 균형 잡힌 힘으로 버틸 수 있는가가 더 중요합니다.

운동을 하면서 몸이 부드러워지는 건 결과이지, 목표가 아닙니다. 필라테스를 포함한 모든 움직임의 기본은 ‘정렬과 호흡’입니다. 호

흡이 깊어지고 몸의 중심이 세워지면, 자연스럽게 근육이 이완되고 관절의 움직임이 늘어납니다.

특히 몸이 뻣뻣한 사람일수록 ‘강도 높은 스트레칭’은 피해야 합니다. 순간적인 자극은 오히려 근육의 방어 반응을 일으켜 더 굳게 만들 수 있습니다. 대신 짧고 자주 하는 루틴이 훨씬 효과적입니다. 아침에 척추를 늘려주는 5분 루틴, 저녁에 골반을 부드럽게 푸는 스트레칭처럼 말이죠. 하루에 조금씩이라도 반복하면 몸은 확실히 변합니다.

 

결국 유연하지 않아도 괜찮습니다. 중요한 건 내 몸의 현재를 인정하고, 거기서부터 천천히 나아가는 것입니다.

필라테스 강사로서 회원들을 지도하다 보면, 유연한 사람보다 꾸준히 움직이는 사람이 더 빨리 변합니다. 유연성은 타고나는 게 아니라 길러지는 것이고, 그 과정에서 몸뿐 아니라 사고방식도 함께 부드러워집니다.

 

몸이 뻣뻣하다고 자신을 평가하지 말고, 오늘 있는 작은 움직임부터 실천해보세요. 유연성보다 중요한 꾸준함입니다.

부드럽게 움직이는 습관이 쌓이면, 어느 순간 당신의 몸은 이미 달라져 있을 겁니다.

반응형